"동급생" 프레드 울만- 절대 맨 뒷장을 먼저 열어보지 마세요.

"동급생" -프레드 울만

동급생-출처:열린책들

 

그 소년과 처음 만난 날을 지금도 기억한다

  그는 우리 반 전학생이었다. 

 

 

한 마디로 그는

우아했다.

"그라프 폰 호엔펠스, 콘라딘이라고 합니다."
당당한 자세, 예의 바른 태도, 여유로움. 
그의 모든 것이 우리와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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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알고 있었다.
언젠가는 우리가 친구가 되리라는 것을.

나는 언제나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 들고 싶었다.
그래서 문학 토론에 열정적으로 참여했고
체육 시간에도 평행봉 묘기를 선보였다.

그러던 어느날 마침내 그가 내게 다가왔다.
내가 학교에 그리스 시대의 동전들을 가지고 간 날이다.
그는 내게 자기도 동전을 수집한다고 말했다.

콘라딘이 처음으로 내게 말을 건 것이다.

드디어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우리는 채고가 시에 대해 이야기했고 함께 여행을 다녔으며
심지어 나는 그를 집에 초대하기에 이르렀다.
콘라딘을 아버지에게 소개하려는 찰나
아버지는 갑자기 몹시 괴상한 모습을 보였다.

"환영합니다. 참으로 영광입니다, 백작님."
아버지는 구두 뒤축을 모아 딱 부딪치며 차렷 자세로 꼿꼿이 서서
콘라딘에게 오른손을 내밀었다.

충격적이었다. 소름이 끼치고 비참한 기분이었다.
존경하는 아버지가 내 친구에게 차렷 자세로 인사하는 모양새라니.
이후에도 우리는 변함없이 친구로 지냈지만 그에 대한 괜한 의심이 슬몃슬몃 일었다.

왜 그는 나를 자기 집으로 초대하지 않지?
왜 그의 부모님을 인사시켜 주지 않지?

그러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 날이 오고 말았다.
혼자 오페라를 보러 갔던 날이다.
다이아몬드가 춤을 추는 우아한 드레스와 더니 재킷 차림의 콘라딘 가족이 입장해
청중들의 관심을 샀다.

백작과 백작부인, 그리고 콘라딘까지 우월한 가족은
객석의 아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런데 콘라딘은 나를 모른 척했다.
나는 꼭 처형당하는 사람처럼 고통스러웠다.

이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친구였지만 예전으로 돌아갈 순 없었다.
우리의 우정과 어린 시절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었다.

여름 방학 후에 역사 선생님이 새로 부임했다.
선생님은 게르만 혈통의 우월성을 부르짖었다.
그 무렵 짓궃은 아이들이 나를 모욕하기 시작했다.
"팔레스타인으로 돌아가!"
"조그만 유대놈아."
나는 결국 크리스마스에 학교를 그만두었고 미국으로 가게 되었다.
독일에 끔찍한 폭풍이 몰아쳤다.

나는 이제 
독일인과 만나고 싶지도 않았고, 독일어로 되어있는 책은 
단 한 권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내기
달갑지 않은 편지가 날아왔다.

 

동급생-출처:열린책들

동급생-출처:열린책들

동급생 정보 및 저자소개

1) 정보

동급생은 프레드 울만의 작은 걸작입니다. 나치즘과 홀로코스트의 시대를 다룬 소설 중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해요. 1930년대 독일의 슈투트가르트를 배경으로 유대인 소년과 독일 귀족 소년의 우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이 책의 묘미이자 가장 훌륭한 점은 전혀 무게감이 다른 두 이야기에 똑같은 감정을 실어 결합시켰다는 점입니다. 

2) 저자

프레드 울만(Fred Uhlman, 1901년 1월 19일~1985년 4월 11일)
프레드 울만은 1901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며, 히틀러가 집권한 후 1933년 독일을 떠나 프랑스로 망명을 했다. 망명한 프랑스에서 그림으로 생계를 꾸리며 지내면서 화가로 경력을 쌓았고 1935년 파리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유대인 소년과 독일 귀족 소년의 우정을 그린 소설 동급생은 1989년 제리 샤츠버그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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